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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국 해성산전 사장 "승강기·풍력발전기·로봇…감속기 세계시장 개척 이제부터 속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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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봄 마케도니아의 한 공항. 한국인 기업인이 비행기 트랩을 내렸다. 옆에선 공격형 헬기가 중무장한 군인들을 태운 채 굉음을 내고 있었다. 공항 안에도 소총을 든 군인들이 오갔다.

내전으로 살벌한 풍경이 감도는 이곳을 찾은 기업인은 인천 소재 감속기업체인 해성산전의 이현국 사장이었다. 직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엘리베이터 부품을 하나라도 팔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찾아왔다. 그를 태운 차는 박격포탄이 날아들 수 있는 대로를 피해 구불구불한 산길로 달렸다.

마침내 수도 스코페에서 바이어와 만난 그는 며칠간 밀고 당기는 상담 끝에 10여만달러짜리 오더를 따냈다. 목숨을 건 상담치고는 적은 액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겐 황금보다 소중했다. 불과 3년 전. 외환위기 직후 그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 거래처의 잇단 부도와 매출 격감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부도 맞은 금액만 7억5000만원에 달했다. 연매출의 5분의 1에 이르는 금액이었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 평소의 4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그는 자살을 생각했다. 인천 운봉공고를 졸업하고 16년 동안 현장에서 쇠를 깎아 기어를 만든 경험을 토대로 1991년 부천에서 30평짜리 월세 공장을 창업했다. 직원은 모두 5명. 그 뒤 감속기를 만들어 내수시장에서 팔아왔는데 외환위기로 수요가 격감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이대로 인생을 마감할 수 없었다. 어릴적 뛰놀던 고향 변산반도와 채석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머릿속을 스쳤다.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다시 시작해보자.” 이 사장은 박차고 일어섰다. 한때 희망이 없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했으나 ‘죽을 각오가 있다면 그럴 각오로 다시 시작하자’며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는 순간 모든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세계지도를 보니 엄청나게 큰 나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각국 전시회에 출품했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바이어를 찾아다녔다. 전쟁터인 마케도니아를 찾은 것도 죽을 각오로 해외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그런 해성산전이 지난해 매출 570억원(상하이 법인 포함), 수출 1500만달러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사장은 “수출국가는 일본과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 모두 30여개국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사는 유럽의 3대 승강기업체인 핀란드 코네와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이 회사의 주요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코네는 미국 독일 영국 중국 등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이들 공장에 우리 부품을 연간 800만~900만달러어치 납품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감속기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한데는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

첫째 이 사장의 38년에 걸쳐 쌓은 기어 관련 노하우다. 그는 인천 운봉공고 기계과에 다니며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기계를 만졌다. 동양기계 등 기어 관련 업체에서 16년 동안 일했다. 창업 후에도 기어의 일종인 감속기(Reducer)를 생산해왔다. 감속기는 빠른 속도로 도는 모터의 회전수를 줄여 속도를 조절하고 힘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동력전달장치 등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이다. 감속기는 수많은 기계장치에 들어간다. 승강기 주차설비 컨베이어 자동화설비 풍력발전기 무대장치 크레인 로봇 공작기계 등이다.

그는 감속기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당 수십억원에 이르는 독일제 기어 가공기계를 비롯해 첨단 설비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 사장은 “군산에 새 공장을 마련해 올 들어서도 80억원을 투자하는 등 최근 1년 새 110억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불황에 중소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동안의 설비투자액을 모두 합치면 약 300억원에 달한다.

둘째 연구개발에 대한 집념이다. 그는 50세가 넘어 한국산업기술대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마치는 등 만학을 했다. 아울러 전체 직원의 13.9%인 22명을 연구소에 배치했다. 이 사장은 “불황이 닥쳐와도 연구인력은 한번도 줄인 적이 없고 오히려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연구소를 통해 50여종의 기어를 개발했다. 여기에는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용 감속기를 비롯해 로봇용·컨베이어용 감속기가 들어있다. 발명특허를 포함, 지식재산권은 68건에 이른다. 남동산업단지 내 공장에 56m 높이의 엘리베이터 테스트 설비를 갖춘 것도 개발제품을 제대로 실험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장은 “코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우리 회사에 관심을 보인 것은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기술의 공동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에 힘쓴 덕분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셋째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이 사장은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주요 전시회에 빠짐없이 출품한다. 이 사장은 “독일 러시아 중국 브라질 등의 주요전시회에 참가해 바이어를 만나고 우리 제품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며 “연중 3분의 1가량을 해외에서 살 정도”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거래처에는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포스코, 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쉰들러, 티센크루프, 오티스 등도 들어있다. 이 회사 매출이 지난해 36% 늘어난 것은 글로벌 시장 개척 덕분이다.

이 사장은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감속기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강소기업을 일궈낼 것”이라며 “최고의 자산은 성실한 직원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업의 중심은 사람…직원 뽑을땐 능력보다 인성·열정 봅니다"



인천 지하철 동막역에서 내려 남동산업단지 쪽을 바라보면 승기천 너머 해성산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타워가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안에 들어서면 곳곳에 ‘Good 3’라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좋은 사람·좋은 제품·좋은 회사’라는 의미다. 해성산전의 상하이 현지법인 명칭인 GT도 ‘Good 3’의 이니셜을 땄다.

이 중 핵심은 ‘사람’이다. 제품을 만들고 회사를 키우기 위해선 ‘좋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스펙이나 능력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인성이 좋고 열정이 있는 사람’이다.


 
이 사장은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제품은 ‘우리’라는 공동체가 만든다”며 “동료들과 어울려 열정을 갖고 함께 일하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원을 뽑을 때도 ‘인성’과 ‘열정’을 중시한다. 그는 직원들이 좋은 인품과 열정을 함양할 수 있도록 양서를 수시로 선물한다.

이 사장은 “기어는 이빨이 한치도 어긋남 없이 맞물려야 제 성능을 발휘하듯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직원들이 좀더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회사의 지원시스템도 보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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